[정의]

조선 후기 문신이며 학자인 이현일이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 주변 어느 촌사에서 비를 만나 감회가 있어 지은 한시.

[개설]

이현일(李玄逸)[1627~1704]은 본관이 재령(載寧)이고, 자는 익승(翼昇), 호는 갈암(葛庵)이다. 이현일은 1646년(인조 24)과 1648년에 초시에 모두 합격했으나 벼슬에 뜻이 없어 복시를 단념하였다. 영남학파(嶺南學派)의 거두로 이황(李滉)의 학통을 계승해 이황의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지지하고 이이(李珥)의 학설을 반대하였다. 저서로는 『갈암집』과 편서로는 『홍범연의』가 있다.

[구성]

「신천촌사 우우유회(新川村舍 遇雨有懷)」는 4행으로 이루어진 칠언절구로, 이현일의 문집 『갈암집(葛庵集)』 1권에 수록되어있다. 선경후정(先景後情)[시에서, 앞부분에 자연 경관, 사물에 대한 묘사하고 뒷부분에 자기의 감정이나 정서를 그려 내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

「신천촌사 우우유회」[신천촌사에서 비를 만나 감회가 일어]의 전문이다.

만산풍우과중양(滿山風雨過重陽)[산 가득 비바람이 중양절을 지나니]/절학운심락엽황(絶壑雲深落葉黃)[깎아 세운 듯 골짜기 구름 짙고 낙엽 누렇구나]/

오배행금무외루(吾輩幸今無外累)[우리는 다행이도 지금 외부에 얽매이는 일 없으니]/진의비상만층강(振衣飛上萬層岡)[옷깃 훌훌 털고 만 겹 포개진 산등성이 위로 날아오르리]

[특징]

「신천촌사 우우유회」는 칠언절구의 정격인 운자 배치를 보여주고 있다. 1·2·4구(句)에 양(陽) 계열의 운자를 두고 있다.

[의의와 평가]

「신천촌사 우우유회」는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자연에 은거하면서 유학자로서의 삶을 추구하였던 이현일의 삶과 그 지향점을 분명히 알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