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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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암1리에서는 예전부터 정월 대보름이면 마을에서 제일 높은 이진봉에 올라가 달집을 태우고 소원을 빌었으며, 줄다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어서 줄다리기는 하지 못하고 대신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척사대회를 하고 있다. 3월 4일. 음력으로 정월 보름에 해당하는 날이었다. 이날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하늘에서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 질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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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자 할머니께 계모임에 대해 여쭤보니 여러 가지 계를 알려 주었다. 김금자 할머니가 시집을 왔을 때 시어머니가 쌀계를 하고 있었다. 당시 젊었던 김금자 할머니가 모임에 많이 따라가서 계산도 해주었다고 한다. 많아야 두 말, 서 말씩 모아서 큰일 있을 때마다 두 가마씩 타게 했었다. 마을 부녀자들이 다 한건 아니었고 마을에서 친한 열 명 정도가 모여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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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욱 할아버지의 부인인 김금자 할머니(36년생, 72세)가 부녀회장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1998~99년쯤에 다른 분에게 부녀회장직을 넘겨주었다. 그러다 부녀회비로 80~90만원 정도를 모았었는데 부녀회 회원들에게 나눠주고 잠시 부재로 있다가 4년 전쯤에 현재 부녀회장인 한복실 부녀회장이 맡아서 다시 부녀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당시에 매월 3천원씩 회비를 걷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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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암1리는 140년 전부터 매년 음력 정월 2일에 산신제를 지내왔다. 그래서인지 산신과 산제당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산신제 촬영을 위해 2월 19일에 마을을 찾아 갔는데, 제물로 올릴 돼지를 잡고 간단히 점심을 먹던 중 병암1리 마을 주민인 김현동 어른(54년생, 54세)과 안순일 어른(48년생, 60세)이 산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병암1리에서 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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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건강 악화로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얼마 후에 소를 도둑맞았다. 당시에는 소가 큰 재산이었기 때문에 소를 잃어버린 충격이 커서 시어머니가 화병에 걸리셨다. “옛날에는 소가 재산이었어. 면에서 사준 소여. 네 마리가 됐거든 그 소가. 그래가지고 소를 도둑을 맞아 잃어버렸어. 그래가지고 우리 어머니가 병이 나가지고 돌아가신겨. 밥을 안 드셔가지고.” 정부에서 소를 사줘서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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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실 할머니는 병암1리 부녀회장이다. 처음 병암1리를 찾아 갔을 때 조사자들이 시집살이에 대해 여쭈자, 시집살이를 아주 심하게 겪었다고 할머니들이 입을 모아 한복실 할머니를 지목하였다. 한복실 할머니는 현재 병암1리 부녀회장을 맡고 있고, 병암1리 부녀회 이야기와 각종 계모임에 대해서 많은 도움 말씀을 해 주었다. 한복실 할머니는 할머니라고 부르기가 무색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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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온 그 날부터 고된 시집살이가 시작되었다. 시어머니는 시집 온 첫날부터 남편하고 한 방에서 못 자게 하고 다음날 아침에는 밥을 못한다고 구박을 하였다. “그냥 꼬박 밤새가지고 다섯 시 됐는데 부엌에 나가서 밥을 하라는데. 비가 왔는데 초가집인데. 빗물이 뚝뚝뚝 떨어지고. 밥을 하는데 기냥 눈물인지 콧물인지. 밥을 할 줄 알아야지. 보리밥인데. 그래가지고 어떻게 해가지고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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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가 너무 힘들어서 집을 나가기 위해 보따리를 여러 번 쌌지만, 남편 때문에 나가지 못하고 매번 보따리를 풀어야만 했다. “뭐 달아날라고 보따리 수없이 쌌는데. 갈라면은 우리 아저씨가 불쌍해서 들어오고 그랬다구. 나 아니면 자기가 혼자 사니까, 아저씨는 잘하잖어. 그러니깐 미련이 있어서 못 가고 돌아오고 돌아오고. 서울도 갔다가 살라고 가봤다가 돌아오고 돌아오고 했지. 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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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았을 때 삼신할머니께 빌었느냐고 여쭤보았다. 그러자 막내아들이 태어나고 한 동안 잠을 자지 않아서 삼신할머니한테 빌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보름 정도가 지났는데 밤에 잠을 자지 않아서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부정을 타서 그렇다며 삼신할머니한테 빌라고 했다. 그래서 방에 짚을 깔고 밥과 미역국을 차려놓고 3일 동안 빌었더니 신기하게도 그 다음날부터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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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며느리가 출산할 때는 시어머니가 아이를 받아주는데, 시어머니는 전혀 도와주지 않았다. 한복실 할머니는 출산할 때 아이를 받아 줄 사람이 없어서 2남 2녀 모두를 혼자서 아이를 낳고 혼자 태를 잘랐다. “혼자 낳아가지고 태 자르고. 그래가지고 우리 엄마가 어떻게 자르는 걸 봤거든. 보고 했지. 가위로. 가에다가 그 가위로 대가지고 자르더라고. 우리 엄마 보니까 동생들만 어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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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8일 병암1리에 찾아 갔을 때 마을회관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아직 날씨가 많이 추워서 농사를 시작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서 소일거리를 하고 지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도 남자방에서 할아버지들은 간단한 약주를 즐기며 화투놀이를 하고 있었고 여자방에서는 할머니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할아버지들에게 마을의 마을 산신제와 지명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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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오기 전에는 교회에 잠깐 다녔었는데 시집을 오고 나서는 시어머니가 절에 다니고 있어서 절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들을 절에 올린 뒤로 일 년에 다섯 번씩 꾸준히 절에 나가고 있다. “일 년에 정월달에 한 번 가고, 초파일에 가고, 칠월칠석날 가고, 인저 백중날은 우리 아들이 있어가지고 가고. 나 살 때까지 해 주게.” 한복실 할머니는 충주호에서 막내아들을 떠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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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청송심씨, ‘심대웅’씨로 전라도 광주에서 살다가 아주 어릴 때 병암1리로 이사를 왔다. 시아버지는 광주에 살고 있을 때 일찍 돌아가셨다고 한다. 남편의 형제로 남동생만 있었고, 남동생의 장모가 한복실 할머니 친정 근처에 살고 있어서 그 분의 중매로 혼인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잘 사는 줄 알고 시집을 왔는데 와보니 속아서 왔다며 거듭 말하였다. “여기는 어떻게 소개해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