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40201448
영어공식명칭 Dongchon Amusement Park in the Old Memory Movies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대구광역시 동구 효동로6길 73[효목동 1315]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주연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특기 사항 시기/일시 1965년 2월 2일연표보기 - 동촌유원지 지정
동촌유원지 - 대구광역시 동구 효동로6길 73[효목동 1315]지도보기

[정의]

대구광역시 동구 동촌유원지를 주 무대로 촬영한 추억의 영화들과 그 시절의 풍경

[동촌유원지와 함께 한 동구의 추억]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동촌유원지는 1918년 일제에 의하여 처음 개발됐다. 일본인들은 금호강 북쪽 편에 대중오락 장소를 만든 것인데, 이 과정은 1934년 6월 24일자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다소 확인할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대구의 풍경은 보잘것없이 스산했으며, 그나마 바람 쏘일 곳으로 동촌유원지가 대표적이었다고 한다. 빼어난 금호강의 경관 덕분에 비교적 부유하고 여유로웠을 일제 고위관리(高位官吏)들의 유흥장소가 되었다. 당시 일본은 동촌유원지에 동물원을 갖추어 곰과 너구리 등을 데려다 놓을 정도로 금호강가의 동촌을 즐겨 찾았다. 일제가 물러난 이후 대구 시민들이 동촌유원지에서 봄철, 가을철마다 성대한 민속놀이를 한 것은 광복이 되었음을 더욱 실감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을 것으로 평가된다. 동촌유원지는 그 덕에 8.15 광복 후에도 조금씩 개발되어 대구광역시 동구 주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민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사시사철 인기를 끌었던 동촌유원지는 여름이면 물놀이를 하느라, 겨울이면 스케이트를 타느라 더욱 북적였다. 1956년에는 동촌유원지 물결이 내다보이는 높이의 구릉에 아양루(峨洋樓)를 지어 서거정(徐居正)이 찬탄하던 광경을 모두가 바라볼 수 있게 만들기도 했다. 팔공산금호강을 한 자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아양루는 동촌유원지를 찾은 이들이 꼭 한 번씩 올라야 할 누각으로 인정받았다. 이처럼 동촌유원지는 유유히 흐르는 금호강을 끼고 있고 도심에서 가까우므로 늘 인파로 북적였다. 1964년에 건설된 케이블카와 1968년에 놓인 구름다리는 전형적인 데이트코스로 여겨졌으며 김밥 도시락과 돗자리를 챙기면 자연스레 동촌유원지로 향하던 시절로 접어들었다.

1965년 2월 2일 유원지로 결정된 이후 행락객들의 아지트가 되어가던 동촌유원지는 1980년대 금호강에 흘러든 산업폐수로 인해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오르는 등 충격적인 사태로 인해 발길이 뚝 끊기게 된다. 이로 인해 매운탕 집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부터 경각심을 느낀 대구시는 대대적인 환경운동을 통해 금호강 살리기에 나선다. 대구의 젖줄 금호강에 다시금 철새가 날아들고 사람들의 발길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예전 위상은 간데없고 1990년대 초반까지 미나리꽝으로 전락해 있던 동촌유원지는 오늘날 아양아트센터로 불리는 동구문화체육회관이 2003년 개관되면서 중앙 로터리를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한다.

[동촌유원지와 추억의 영화들]

한국전쟁 당시 전쟁의 화를 피할 장소는 많지 않았다. 몇 안 되는 장소 가운데 분지인 대구가 속해 있었고 예술가들이 대구에서 피신 생활을 해야만 했다. 이 때문에 대구는 공교롭게도 전쟁 와중에 한국 영화사의 중심지가 된다. 피난 온 영화인들의 영화 제작 장소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는 영화는 1952년 민경식(閔慶植) 감독이 촬영한 「태양의 거리」다. 대구에서 태어난 민경식 감독은 어린 시절 나운규(羅雲奎) 감독과 연이 닿아 영화배우의 꿈을 키우다 만경관 극장 간판을 그리기도 했는데 전쟁 와중에야 본격적인 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영화 속에는 대구광역시 동구 신천동의 판자촌과 피난 시절의 동촌유원지가 고스란히 등장해 훗날 사료가 되기도 한다. 1953년 10월 15일 자유극장에서 개봉한 「태양의 거리」는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며 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피난 생활을 마친 영화인들이 두고 간 촬영기자재 덕분에 전쟁이 끝난 뒤 대구는 영화 제작이 가장 활발한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간 항공 영화의 대부분은 K2군부대 및 동촌비행장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개봉된 「출격명령」부터 국제스타 비, 유준상, 신세경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2012년 영화에 이르기까지 K2는 대구광역시 동구의 숨은 촬영지로 맹활약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제작된 항공 영화들이 대체로 대구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K2에서 촬영되었기에 「빨간 마후라」는 공군부대와 가까이에 있는 동촌유원지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빨간 마후라」 극 중에서는 영화 주인공들이 데이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소가 바로 동촌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촬영한 것이었다. 이처럼 1960년대 최대의 히트작 「빨간 마후라」 덕택에 동촌유원지의 인기 또한 동반 상승했다. 특히 유원지 일대의 버드나무와 탁 트인 수변이 영화 스크린에 잡히면서 동촌유원지는 일약 전국적인 명소로 떠오르게 된다.

김수용(金洙容) 감독의 1965년 작품 「저 하늘에도 슬픔이」는 어느 초등학생의 일기장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대구 명덕초등학교 4학년 이윤복 학생이 집을 나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가난한 생활을 일기로 기록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영화배우 신영균의 출연과 더불어 주제곡을 황금심이 불러 오래 회자되었다. 대부분 장면이 대구광역시에서 촬영되었으며 동촌 비행장과 대구국제공항이 등장하기도 해 1965년도 최다관객을 모은 영화에 대구광역시 동구가 또 한 번 다수 등장하게 되었다.

이후 여러 영화가 동촌유원지를 배경 삼아 촬영하게 되는데 영화 관계자들이 차량을 동원해 대구 시내를 돌며 홍보에 나선 덕택에 촬영장은 늘 구경꾼들로 북적이기도 했다. 최근 이곳에서는 독립영화가 주로 촬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그에 걸맞는 스포츠 영화가 제작되었다. 대구와 육상이라는 두 가지 테마를 살린 영화 「도약선생」은 동촌유원지를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윤성호 감독의 이 영화는 ‘2010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해 이목을 끌었다.

이 외에도 대구 동구의 금호강, 동대구역, 정동고등학교 등이 등장하는 영화 「아스라이」가 2007년 제작되어 20대 청년 영화인들의 고단함을 담아냈다. 2010년에는 이순재, 여운계 등의 원로 배우들이 출연한 「위험한 사춘기」가 동대구역신천 둔치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영화제작과 촬영의 원조 도시인 대구는 동촌유원지가 있는 한 스크린에서 종종 목격될 것으로 보인다.

[동촌유원지와 함께하는 오늘의 동구]

현재 동촌유원지 권역은 크게 네 곳으로 나뉘는데 동촌해맞이다리가 걸쳐진 해맞이공원이 첫 번째고, 놀이공원과 오리배를 볼 수 있는 범위가 두 번째, 망우공원이 있는 지점이 세 번째, 산책로를 비롯한 체력단련 구역이 네 번째로 여겨진다. 이 가운데 해맞이공원 권역은 아양루와 더불어 2009년 말에 새로 들어선 16미터 높이 인공폭포의 경치가 눈길을 끈다. 또한 오리배가 떠다니는 권역에는 유람선이 지나다니는 장면과 카누팀의 훈련 장면 또한 함께 목격된다. 현대적인 공원으로 깔끔하게 변모한 동촌유원지는 문화와 예술이 들어온 휴식공간으로 평가받는다. 한때 초중고생들의 단골 소풍 코스로 인기를 누리던 동촌유원지는 이제 회식 1번지로 정평이 나 있다. 135만여㎡ 면적에 60여 곳 식당과 카페, 놀이시설이 고루 갖추어져 계모임 등 단체행사가 끊이지 않으며, 2014년 11월 들어선 국립대구기상과학관 덕분에 청소년층 및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도 즐겨 찾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대를 초월한 동촌유원지는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낭만이 깃든 장소로서, 청소년들에게는 배움과 체험이 스민 장소로서 상시 연중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청은 지역민들이 아끼는 동촌유원지 뒷산인 구룡산(九龍山) 옛 숲을 복원해 소나무 등 25종의 나무를 8천 그루 심어 도시 숲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로써 금호강변에 위치한 효목동 동촌유원지는 기존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다 동구 지자체의 꾸준한 관리가 조화를 이루어 대구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동촌유원지’라는 한 편의 영화]

동촌유원지는 대구 동구가 추진 중인 ‘동촌 금호강 명소화 사업’을 통해 더욱 발전을 이룰 전망이다. 이를 통해 금호강 역사문화 거리와 익스트림 스포츠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또한 1만9,000㎡의 유채꽃 정원과 빛의 가든이 설치될 계획이며 메인타워가 건설되어 대구의 랜드마크가 되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메인타워에는 번지점프대와 짚라인이 설치되는가 하면 야간 멀티미디어쇼가 가능하도록 구상하고 있다. 이 외에도 테마음식거리와 강변 물억새 군락을 통해 동촌유원지는 더욱 활성화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차 K2 군부대 이전과 혁신도시 발전 등을 염두에 뒀을 때 동촌유원지는 가장 주목받는 장소로 급부상할 수 있다. 동촌유원지의 지난 백 년간의 변화는 한 편의 영화처럼 이채로우면서도 아름답다. 또한 모든 영화가 인생을 압축해 보여주듯이 동촌유원지의 모습은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전쟁과 산업화 과정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동촌유원지라는 추억의 영화는 지금도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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